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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토리묵 이바구/도토리묵은 인생이다. 2018. 1. 13. 08:54

    야밤에 맞날 수밖에 없는 친구들 몇 명과

    진주혁신도시 내에 있는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떨었다.

    그 수다가 끝나지 않아 옆에 있는

    꼬치파는 술집으로 발길을 옮겼다.

    평소에도 진지하기 짝이 없는 친구들인지라

    넷이 모여서 떠는 수다가 세상 돌아가는 고민이다.

    세상에 세상에 이런 진지한 만남도 참 어렵지 싶다.

    그 진중한 대화 중 하나는

    "세상이 우찌될라꼬 이리되는지 모르겄다." 이다.

     

    학령 인구 감소로 문을 닫는 학교....

    학생 수 감소로 그나마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것이

    혁신도시 안으로 학교를 옮기는 것...

    2020년에 혁신도시 안으로 와야 하는

    대곡 중학교 이야기....

    문닫는 대학까지....

    인구소멸이 가져다 줄 문제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

    그런데다가 사회 기득권층들의

    제 주머니 챙기기와

    '나만 아니면 된다'는 식의 무관심....

    제 주머니 털기는 죽어도 싫어하는 모습....

    화두는 그랬다.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활동비는 올리면서

    국민들 세금 올리는 것이 뭐 그리 나쁜가....

    그들을 우리는 욕할 수 있는가...

    사회 현상에서 한 번 보자....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

    어쩌면 세상 고민은 다 안고 있는 듯한

    네 아지매들이 보는 세상은

    약자들의 편이 아니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가슴을 답답하게 하는 것은

    기득권들이 보여 주는 행태들이다.

    가진 자들...

    있는 자들은

    없는 자...

    소외된 자들의 실정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것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는 것......

    그 중에 하나가 문 닫는

    대학이 늘고 있다는 것.

    우리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폐교....


    폐교 결정이 내려진 대학들이 요즘

    언론을 통해 언급이 되고 있다.

    학력 인구 감소로 인해 대학생 모집이

    어려운 대학도 있고

    비리와 연루되어 폐교되는 대학도 있다.

    학생들이 무슨 죄인가 싶기도 하다.

    아무 잘못 없는 학생들이 짊어져야

    할 고통은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대학에 몸담고 있는 친구가

    세상에 둘도 없을  

    진지한 고민을 털어 놓았다.

    어쩌면.....

    자기는

    자기는

    지금보다 더 힘들지도 모르겠다고....

    정부에 토해 내야 할 돈의 액수가

    많기 때문이란다.

    그러면서

    고통 분담이

    모두의 고통분담이 아니더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냥 평범한 교직원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기성회비를 반납해야 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 또

    학교가 진 빚을 갚기 위해서

    월급의 일부를 차압당하듯

    쪼개서 내야할 지도 모른다며 한숨을 짓는다.

    또 뭔가를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했다.

    직원이라는 이유 하나로

    고통 분담 차원에서 뭔가를 해야 한다면

    학교 구성원 중

    가장 먼저

    피해를 입는 것이 직원들이라고 한다.



    그 대상이 학생도 아니요

    교수도 아닌

    평범한 교직원이라는 것...

    나는 학생이 가장 큰 피해자라고 보는데

    왜 그리 생각하는지 물었다.

    학생들은 원망을 학교에도 할 수 있고

    사회에도 할 수 있고

    부모도 원망할 수 있어서

    자기들보다 낫단다.

    오는 바람 오롯이 맞고

    하소연 할 곳이라곤 허공 뿐이라며 한숨 짓는다.


    '교수들도 힘들지 않을까'라고 말 했다가

    한 대 맞을 뻔 했다.

    "치외법권이 사회에만 있는 줄 아나

    학교 안에도 있다야, 그게 바로 교순데 뭔 소리하노?"


    모두 안아야 할 모두의 고통임에도 불구하고

    모두의 고통이 아니라

    일부 직원의 고통 분담이 될 수도 있다는 것...

    모두의 고통이 아니라

    지극히 개인적인 고통이 될 것이라는 것....

    때론 열정페이를 요구하는 듯한 상황이

    슬프게 하여 사직서를 매일 가방에

    넣어 다닌다는 친구의 말을 들으니

    가슴 한 켠이 아려 왔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하나도 없었다.

    남 일 같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친구는 그래도

    그런 고민을 할 수 있어서 좋겠다고 한다.

    그런 고민 좀 해 봤으면 좋겠다고 한다.

    남편 벌어 주는 돈으로 세상에서

    가장 편하게 사는 친구의 입에서 그런 말을 듣다니.....

    돈 한푼 못 번다는 이유 하나로 가족에게 저당잡힌 자유에 대한 하소연이었다. 골프를 치러 가도 남편과 함께 가야 하고

    여행을 가도 남편의 허락을 받아야 하고

    시댁의 눈치를 봐야 하고...

    명절때면 가장 먼저 시댁에 가서 일을 해야 하고..

    며느리 볼 나이에 아직도 남편 눈치, 시댁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는 하소연....

    학원을 운영하는 친구는 친구대로 고민이 많다.....

    모든 것 접고 집에 있고 싶은 심정이라며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친구의 고민도 이해 된다.


    새벽 한 시에 현관 문을 열고 들어 오면서도 눈치 안 보는

    나를 돌아보며...

    사총사들의 25년 만남이 이어진 2018년 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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