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과 삼국유사/일연과 김부식

내게 쇼펜하우어를 다시 들게 만든 경주....

윤동주비트겐나스글나라 2015. 3. 24. 23:16

경주.....

1박2일동안 여행처럼 다녀 온 경주.....

처음엔 젊은 청춘들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내가 신청하지 않았더라면 청춘들 중 한 명이 그 자리에 설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어려운 시기에......

내가 청춘들의 자리를 빼앗은 것은 아닌지........

숙소에서 만난 청춘들은

내 큰딸, 작은 딸과 나이가 같았다.

대만에 교환학생으로 1년동안 가 있는

큰 딸을 만난 듯한 묘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이내.....

나는 내가 왜 경주로 오게 되었는지

생각에 빠졌고 내가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나는 내게 주어진

이 경험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것도 나의 행복한 삶의 일부이니까.........

청춘들은

친구들은 만나러 간다고 외출을 했다.

나는 대충 씻고 일기를 쓰고 

수첩을 꺼내 들었다.

쇼펜하우어의 책 '세상을 보는 방법'에서

마음에 새길 수 있는 구절을

몇 개 적어 둔 것이 기억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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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장. 행복한 삶을 위한 방법

218. 세상의 훌륭한 것들과 만나라.

219. 미덕에 몸을 맡기고 살면 죽지 않는다.

220. 인생에서 의지할 것들을 두 배로 갖춰라.(생활 또한 두 배의 가치를 갖는다. 한 가지 일에만 매달리거나 한 가지 수단만 믿어서는 안 된다. 아무리 뛰어난 일이 있어도 그 일에만 빠져서는 안 된다.)

221. 어리석은 행동은 못본 척하라.(총명한 사람일수록 사람보는 눈이 엄격해 진다. 지식이 늘수록 인내심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식 높은 사람에게 인정받는 사람은 그리 흔하지 않다.)

223. 대중의 인기를 노리지 마라. (저속함을 모두 없애라. 진정으로 현명한 사람은 대중의 인기를 얻으려는 생각을 결코 하지 않는다. )

224. 죽은 사자의 갈기는 토끼도 가지고 논다(대담하고 신중하게 행동하라. 상대가 죽은 사자처럼 굴면 토끼도 그 갈기를 가지고 놀 것이다. 용기는 소홀히 할 수 없는 감정이다. 한번 용기가 꺾이면 두 번, 세 번 다시 꺾이게 된다. 어차피 똑같은 곤란을 극복해야 한다면 차라리 처음부터 해결해 두는 것이 낫다.)

225 자랑할 만한 사람을 끌어 모아라(자신의 주위에 뛰어난 사람을 끌어 모아라. 뛰어난 친구가 주는 혜택은 놀랄만큼 크다. 습관이며 취미며 지식까지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영향받아 어느 새 자신의 것이 되어버린다. 성급한 사람이 반대로 침착한 사람과 친해지듯 자신의 성격과 정반대되는 사람을 친구로 사귀는 게 좋다. 그러면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도 온건하고 절도를 지킬 줄 아는 사람이 될 것이다.)

 

227. 지성, 판단력, 기품있는 취미가 인생에 결실을 가져다 준다(인생에서 큰 결실을 맺게 해 주는 세 가지가 있다. 이 세 가지를 갖춘 사람이야말로 진정 훌륭한 인간이다. 이 세 가지는 풍부한 지성, 투철한 판단력,그리고 그 사람에게 어울리는 기품있는 취미이다)....

뭐 이런 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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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다.

경주는 한동안 잊고 있었던

삶의 지혜를

다시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내게 주었다.

긴장하고 있는 순간이고.....

내가 열심히 노력하지 않았음인지

종합시험을 앞두고 엄청 불안하다.

내게 그런 불안함이 없었다면

나는 어쩌면 기고만장했을지도 모르겠다.

다시금 책장 한 켠에

고이 모셔 둔

두꺼운 쇼펜하우의 책을 꺼낸다.

그렇다. 경주는 내게 그랬다.

 

사람답게 사는 법을

경주는 다시 떠올리게 해 주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는지......

그나마 쉽게 읽혀졌던

쇼펜하우어를 다시 펴게 만든 경주.....

 

2015년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기간동안

나는 또다른 세상에서

나름대로 자신의 기준에 맞게 꿈꾸고

행복을 엮어가는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것이다.

생각만 해도 행복해진다.

참으로 고마운 인연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