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 비트겐슈타인과 흄이 미술관에서 만나면....
철학자 비트겐슈타인과 흄이 미술관에서 만나면....
미술을 예술이라고 할 때
나는 문외한이다.
그래서 무엇을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모른다.
작품 감상을 할 때도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이해한다.
왜냐하면 미술을 감상할 때
기본적인 규칙내지는 테크닉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어느날 화폐의 가치와
그 평가에 대해 눈을 뜨면서
우리나라 기업들은 하나같이
미술관을 갖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고
고상한 취미의 수준을 넘어서는
화폐가치를 지닌다는 것을 알았을 뿐이다.
미술은 흄의 언어를 빌려서
표현하자면 '고상한 취미'일 것이다.
또한 비트겐슈타인의 표현대로라면
'문화적 이상'일 것이다.
비트겐슈타인은
예술작품이라는 유기체가 내보이는
틈들을 우리들은 짚으로 채워
넣으려하지만 양심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우리들은 가장 좋은 짚을 고른다고
주장한다.
또한
그에 의하면 '모든 예술가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영향을 받으며,
이러한 영향의 흔적을
자기의 작품 속에서 보여 준다.
그러나 우리가 예술가에게
얻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직 그 자신의 개성일 뿐이다......
나의 예술가적인 활동들에 있어서,
단지 좋은 매너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
흄의 고상한 취미와 비트겐슈타인이
말하는 문화적 이상은 분명 다르지만
나는 이 둘의 관계에서
어떤 교집합을 찾는다.
비트겐슈타인은 예술에 대해
그다지 긍정적인 시선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자신이
예술가적인 활동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단지 좋은 매너를 가지고 있을 뿐이라고 평가한다.
고상한 취미를 즐기기 위해
미술관을 찾을 때 좋은 매너는 필수적이다.
분명 미술작품 감상은
우리에게 아직은 낯선 '고상한 취미'이고
그것을 감상할 때도
비트겐슈타인식의 표현을 빌자면
'일정한 규칙'이 필요하다.
그래서 좋은 매너를 습득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철학자 흄이 미술관에 관람을 온
비트겐슈타인에게
'당신은 이렇게 고상한 취미 활동을 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했나요?' 라고 물으면
비트겐슈타인은
'좋은 매너를 갖추기 위해
놀이 규칙을 준비했습니다.'라고 대답할 것 같다.
-엉뚱한 생각으로 엉뚱한 상상을 해 보는 시간 -
2016년 1월 12일 이성자 미술관에서 근대한국미술사 계보를 공부하고 나서 문득 든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