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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계 고택에서 조려선생의 거문고에 숨긴 바람을 생각하며...

윤동주비트겐나스글나라 2017. 2. 28. 18:55

 

경남지역문화융합아카이브

구축을 위해

돌아다니고 있는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이 미친 짓을 하고 있을까....

 

컨버전스를 질문했는지....

거버넌스를 질문했는지...

정확하게 모르면서 나는 당연히

거버넌스를 답했다.

 

컨버전스를 물었을 수도 있다는

의심은 전혀 하지 않은 채.....

 

이게 나의 현실이다.....

 

나는 왜 이런 짓을 하고 있을까.....

무엇때문에 이 짓을 하고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그럼에도불구하고 나는 오늘도

경남정신을 생각하면서

경남문화아카이브를 위해 꾸준히 이렇게 글을 쓴다.

...............................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은

세조찬탈의 가장 큰 피해자는 당연히 단종이라는 사실이다.

신하의 도리를 논할 때 이 시기

생육신과 사육신을 빼 놓지 않은 이유는

풍선껌처럼 부풀리지도 않으면서

이리저리 옮겨다니지도 않고,

엿가락처럼 늘어지지지도 않는

지조에 있을 것이다.

남의 것을 탐내지도 않으며,

남의 지식을 도둑질하지도 않는 올곧은 선비....

그것이 선비정신일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어계 조려(趙旅, 1420년 ~ 1489년)는 그런 사람이다.

생육신 조려.....

그의 생가를 방문해서 느낀 것은

정갈한 집에 있지 않고

그가 없으나

그를 느낄 수 있는 묘한 분위기......

함안에서 영월이 어디던가....

영월에 계신 임금을 향해

날마다 신하의 도리를 다한다고

절을 올렸던 조려...

그는 그런 사람이다.

충신....

누가 보거나 말거나

자신의 도리를 다하는 것....

금은유풍....

거문고로 바람을 숨길 정도의

은둔......

구슬프지 아니한가.

울분을 삼키며 백세청풍을 바위에 새기고

백이와 숙제를 기리던 그 마음이 조려의 마음이었을 것이다.

세종과 문종, 단종 시절을 보낸 조려....

함안 백이산 아래에서 살면서

그가 삼켰을 울분은

조선왕조 500년 동안 거문고소리로

바람을 막듯 죽을 때까지 가시지 않았을 것 같다.

 

원북재....

그 옆에

어계고택

금은유풍....

어계고택에서 시선을 끄는 것은

거문고를 눞혀 두진 않았으나

어째 거문고 두 대가

슬픈 곡조에 못 이겨 휘어지는 듯한

곡선이 시선을 끈다.....

굽은 나무를 이리저리 잘라

반듯하게 만들어버리는 이 세상에

생긴대로

맞추어 집을 지었다.

 

조묘....

궁금했지만 참았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호기심일 수 있으나

어떤 이에게는 삶의 이유이고

살아야 할 이유이기 때문이다.

 

서양 종교가 유입되면서

나 외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는

계율을 받드는 집안이 늘면서

조상에게 지내는

제사 형식이 바뀌고

이 편한 세상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논리가 더

합리적인 사유로 인정받는 시대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안 조씨의

가풍을 잇고

그 정신을 기리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조묘는

종교인들이 추앙하는 신

이상의 의미가 있을 것 같기 때문에

함부로 열어 볼 수 없는 것이다.

 

2017년 2월 마지막 날 조려 선생을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