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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 그것은 내게 상징이다.-도토리묵 이바구/도토리는 진리이다 2014. 11. 1. 06:08
동화 속 도토리는 다람쥐류의 먹이이다.
그래서 도토리=다람쥐라는 상징이 되었다.
도토리가 없으면 다람쥐는 먹이가 없는 겨울에는
굶어 죽어야 한다.
다람쥐에겐 추운 겨울을
버티게 하는 생명줄인 것이다.
그래서 이맘때가 되면 다람쥐는
부지런히 도토리를 자기 집에 물어다 나른다.
음력 8월이 되면 산에는
도토리를 주으러 다니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어떤 사람은 그것을 묵으로 만들어 팔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그것을
도토리묵 전문 음식점에 팔아
임운을 남기기도 한다.
또 어떤 사람은 다람쥐처럼
부지런히 주워 곳간에 차곡차곡 쟁여 두기도 한다.
그래서 찬 바람이 나면
아들 딸에게 묵으로 쑤어서 주기도 하고
잔칫날 떡으로 만들어 내 놓기도 한다.
그러나 도토리를 주워 보지 않은 사람에게나
도토리 묵을 먹어보지 못한 사람에게
그것은 아무런 존재가치가 없는 그저
나무 열매에 불과할 뿐이다.
그러나 나는
도토리를 내 삶의 가치를
깨우쳐주는
'상징'이라 말하고 싶다.
한때
나는 도토리가 열리는 나무는
낙엽송의 일종인 참나무만 있는 줄 알았다.
어릴 때는 이것을 굴밤나무라고 알고 있었고
학령기에 굴밤나무의 다른 말이
참나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농대를 가지 않는 이상,
그리고 그것을 전문으로 연구하지 않는 이상
더 알 필요도 없는 뭐 ~~~그런 흔한 보통의 나무였다.
그러던 어느날
그것은 내게 가르침을 주는 존재로 다가와 있었다.
농대에서
출발한 국립경상대학교 대학원생이 되고 난 뒤
잘 가꾸어진
캠퍼스 정원에서 만난 수없이 많은 상록수들....
그 나무들이
열매가 열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름엔 내게 그늘을 제공해 주고....
정신을 쉬게 해 주는
그런 역할을 해 주기도 하고
학우들과 치열한 논쟁을 벌일때도 그 나무들은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나
내겐 여전히 사시사철 푸른 나무이고
특이하게 열매가 열리는 나무였다.
그러던 어느날....
나는 수없이 많은 내 안의 생각들과 싸우다 지쳐
혼자 캠퍼스를 거닐게 되었다.
아무 생각없이 터들터들 걸어 가는데
내 머리 위에 뭔가가 톡 떨어지더니
내 발밑에서 멈추는 것이다.
무심코 시선을 그것에게 돌렸다.
새끼 손락만한 것이 나를 향해
고개를 빳빳이 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어디서 떨어졌지?
고개들어 하늘을 보니
똑같이 생긴 녀석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흔들리는 바람에 떨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듯했다.
마치 나처럼.....
이 바닥에서 밀려나지 않으려고
애쓰는 처량한 나의 모습처럼........
순간~~~아~~~~
'너도 그렇구나~~~'
'너도 그렇게 사는구나~~~~'
그제서야 나는 그 녀석들의 이름이 궁금해졌다.
한 녀석은 종가시나무
한 녀석은 종나무....
'아...이게 종나무고....
이게 종가시나무였구나.....'
그런데 나무야 미안타..
내가 이나이가 되도록 네 이름을 몰랐네.....
내 정수리를 네가 때리지 않았다면
나는 아직도 네 이름을 모르고 지나칠뻔 했네 미안타.....
어느새 나는 내 정수리에
한 알 톡 떨어뜨린 종나무와 대화를 하고 있었다.
'그렇구나........내가 종나무라고요.....
내가 종가시 나무라고요..'.
사람들이 너를 알아 주지 않는다고
서운해 하지 않고
사람들이 알아차릴때까지 이렇게 많은
열매를 열게 해서
바람에 기대어.....
비에 기대어.....
사람들에게 직접 다가가서 알렸구나.....
아~~~~
나도 나의 존재를 몰라 준다고
서운해 할 것이 아니라
내가 나만의 열매를
너처럼 많이 맺어야겠구나....
그 무더운 여름 다 견뎌내고
눈보라 다 견뎌내고
그 자리에 서서 묵묵히
너는 너의 방식대로 너를
알려 왔구나....
그런데 나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나를 알아 주지 앟는다고
서운해하고만 있었구나...
부끄럽구나...
나도 너처럼 견뎌볼게....
고맙다 도토리나무야......
그 이루로 내겐 캠퍼스내에 있는 종나무류가 도토리나무가 되었다.
'그래.....종가시면 어떻고 종나무면 어떠며 참나무면 또 어떠리...
다같이 내겐 도토리 나무인 것을.....'
'나는.....그냥 나는 나인것을....'
그렇게 도토리나무는 서서히 내게 상징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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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가 열리는 나무는 낙엽송류인 신갈나무(Q. mongolica)·떡갈나무(Q. dentata)·갈참나무(Q. aliena)·졸참나무(Q. serrata)·상수리나무(Q. acutissima)·굴참나무(Q. variabilis) 등이 있고 상속수 계열인 가시나무(Q. myrsinaefolia)류의 종가시나무, 종나무 등이 있다.
상록성인 종들은 모두 남해안과 제주도에서 서식한다. 나무의 질이 단단하여 건축이나 가구재, 차량재로 쓰이며, 숯을 만드는 재료, 표고버섯을 재배하는 골목감으로 사용하며, 수피(樹皮)는 코르크의 재료로 쓴다. 열매는 도토리묵을 만들어 먹고, 한방에서 열매와 껍질을 상실(橡實), 토골피(土骨皮)라 하여 수렴제·지혈제·지사제로 쓰고 후장위(厚腸胃)에 사용한다.
참나무 정보 출처: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do?docid=b20c1697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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