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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령집돌금농악 제7차 학술대회를 다녀 와서....
    점이지대/의령과 구례 2021. 11. 1. 08:24

    2021년 10월 29일 오후 2시에 의령문화원사에서

    의령집돌금농악 제 7차 학술대회가 있었다.

    나는 토론자로 참여하였다.

    토론자로 참여하기 위해 오가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지역 역사 이해에 소신을 갖는다는 것은

    수많은 태풍을 견뎌야 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친다.

    때로는 기가 막힐 정도의 오해와 왜곡으로

    피눈물을 쏟아야 할 때도 있다. 

    특히 경남 18개 시군의 문화사를

    인문사, 예술사, 생활사로 분류해서

    각각이 지닌 독특한 정체성을 규정하는

    나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

    수많은 대학 교수들이 연구해 놓은

    연구논문들을 읽으면서 우리의 경험과 다른

    편파적인 인식이 있음을 발견할 경우

    더더욱 뚫어야 하는 저항이 만만찮다.

    나는 근본적으로 경남의 문화사에 깃든 핵심 정신은

    호국정신, 저항정신, 장인정신이라고 본다.

    이러한 경남정신의 핵심은 경남 18개 시군을 관통하는데

    특히 같은 듯 다른 정서가 반영되어 있어서

    같은 결이면서도 다른 결이 있다. 

    당연히 이것은 한국문화의 대표적인 정신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을 토대로하여 내가 의령의 문화사를

    점이지대문화사로 규정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내 삶의 터전이 경남이라는 점이 한 몫을 했다.

    그리고 수구초심이라고

    자신의 명이 다함을 인지하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고향 전통 시장을 들러서

    증언해 주었던 어르신들의 마지막 증언이 영향을 주기도 했다.

    특히 울산에서

    오랫동안 영등제를 올렸던 것을 알고 있었고

    울주지역 영등할미제를 지내 온 당사자 였지만

    제대로 연구되지 못한 채 맥이 끊어진 것을 보고

    안타까워 했던 것과도 연관이 있다.

    즉, 삶을 제대로 투영하지 못한 학자들의 파편적인 자신의 주장들이

    때로는 지역문화의 정체성을 왜곡하거나

    잘못된 결론을 만든다는 것, 그리고 채록 과정에서

    자신의 방식으로 해석해서 마음대로 적는다는 것,

    그것을 의령에서 발견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다른 측면에서는 문화예술인들이 처한 상황도 있다. 

    특히 나는 문화예술계의 빈익빈부익부 현상을 수시로 확인하는 상황이다.

    지원을 빵빵하게 받는 단체들이나 개인이 있는가 하면

    한푼도 지원받지 못하는 전통문화 지킴이들이 많다.

    야시처럼 기회 포착에 능하고 기획력이 좋은 젊은 사람들이야

    수단과 방법 안 가리고 코에 걸면 코걸이요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되는

    기획으로 코로나 지원금을 빵빵하게 챙기지만

    평생 순수예술만 천직으로 알고 살아온 사람들은

    정말 산 입에 거미줄을 친다는 말이 딱 맞을 정도로 열악하다.

    결국은 문화예술인들 중 기획력 좋은 그들 세계의 문화예술가들에게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도 발생한다. 

    사는 일 참으로 눈물나는 일 아닌가.....

    내가 돈의 노예는 아닌데 요새....

    내가 돈을 보기 시작한 이유이기도 하다.

    ================================

    인문주간 기념 김용택시인의 특강을 준비했고 폐막식을 마련하였지만 나는 의령으로 향했다. 당연히 오전에 행사와 관련된 것은 준비를 다 해 둔 상태이기에 내가 없어도 전혀 지장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인문주간 행사 일정이 정해지기 전에 한 약속이었고 행사 직전까지 많은 변화가 있었기에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많았지만 먼저한 약속을 지키고 싶었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의령자료 조사를 하던 내게 의령신반대광대 관련 연구를 함께 할 방법을 찾겠다던 이창원 선생님이 나름대로 순서와 절차를 밟으면서 조용히 지킨 약속에 비하면 미미한 것이지만 신뢰와 진정성을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내게는 큰 교훈이 아닐 수 없다.

    일을 되게 하려면 얼마나 많은 순서와 절차가 있고

    때로는 비굴하다 싶을 정도로

    자신을 내려 놓아야 하는 과정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더욱 그러하다. 

    의령에서 자신의 전통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보면

    눈물겨울 정도로 힘겨워 보이지만 지켜나가는 모습 자체가

    감사하고 보람도 있어 보인다. 심지어 아름답기까지 한다. 

    약속을 지킨다는 것....

    특히 내식의 약속을 지킨다는 것.....

    어렵고 힘든 일은 안 하려 하고

    쉽고 돈 되는 일은 벌떼처럼 달려드는 것이

    어디에나 있는 것이 현실이고

    이것은 학계도 마찬가지이지만

    때로는 돈 안 되는 일도 가치있다는 것을

    의령을 통해 확인한 셈이다. 

    철저하게 인문학에 기반해서

    지역문화사를 말하고 지키려는

    나에게는 중요한 실천의지이다.

    나를 끝까지 믿어 주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식으로든 갚아야 한다는 신념이 있는

    내가 사는 방식이기도 하다.

    나는.... 연구가로서

    내게 남아있는 나의 시간을

    내게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나를 끝까지 믿고 신뢰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식으로든

    그 은혜를 갚으면서 살기로 했기에

    앞으로도

    나를 믿고 오랫동안 나를 지지해 준 모든 분들에게 

    약속을 지키기 위해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보다

    앞선 선택을 할 것이다. 

     

     

    사진출처: 의령문화원 이창원 사무국장님께서 나에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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