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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폴로지......강학순선생님의 책을 읽으면서 공간과 장소를 고민하다
    카테고리 없음 2014. 9. 16. 00:15

    지난 1년 동안은 그동안 철학과에서 전공했던 비트겐슈타인의 확실성 개념과 '문화와 가치' 연결, 레비나스의 타자윤리학에 기반한 존재와 타자존재, 동일자 등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차별 문제를 해결하는 근원 내지는 사유이지만 그 화근이 문화이해 문제에서 발생한다는 생각으로 겁없이 뛰어든 문화콘텐츠학이었다. 그런데 삶의 문제, 생의 문제에 직면한 문화콘텐츠학과라는 존재 자체가 학과 사무실도 마련되지 않아서 학과장이 소속한 학과에서 문화콘텐츠학과 업무를 보는 것을 보고 또다른 존재, 그리고 이방인 현상을 발견하였다. 소속되어 있으나 소속이 없어서 존재감 조차 없는 곳이 문화콘텐츠학과였다. 이건 내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학문적 무지에서 발생한 것과 다른 문제였다. 철학과에서 끊임없이 보아왔던 결혼이주여성과 청소년 학교폭력문제와 청소년 자살 문제를 보면서 철학적으로 해결방안을 모색하려고 애썼던 문제와는 또다른 존재위협으로 느껴졌다. 다문히 하이데거적인 존재의 장소, 공간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철학도 시절 읽었던 하이데거의 명저 존재와 시간을 다시 읽게 되었다.

    지난 7년동안 비트겐슈타인의 명저 논리철학논고와 철학적 탐구, 확실성에 대하여, 문화와 가치를 읽으면서 예술과 문화의 범주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었다. 범주의 확실성 문제는 류왕표교수님께서 강조하신 명석판명함을 이해하면서 말할 수 있는 것은 말하고 말할 수 없는 것은 말 할 수 없는 이유를 생활세계에서 찾는 연구에서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었다. 방대한 학문 영역인 철학이 생활세계의 끊임없는 문제를 고민한 결과물임을 인정하며 윤리적인 문제로 이것을 볼 수 있었던 이유는 레비나스의 타자윤리학이 주는 신선한 충격으로 사회적 책무를 끊임없이 대화해 주신 목광수교수님의 영향하에 있었기 때문이리라. 두 은사님의 도움으로 찬찬히 생활세계의 결과물인 문화를 통해 공간을 보고자 하여 문화콘텐츠학과에 입학하였으나 이론만 연구해 온 내가 현장만 전문적으로 뛰어 온 사람들과 대척점이 있었고 어쩔 수 없이 나는 다시 철학서를 펼쳐서 존재, 공간, 시간, 문화를 고민하고 있다. 물론 당연하게도 비트겐슈타인과는 결이 다른 하이데거의 존재와 사유에 대한 고민을 하지만 여전히 어려움이 많다. 하이데거 전문가이신 이성환 교수님의 쉬운 설명이 평소에 내가 생각했던 존재, 장소 개념이 쉬운 용어가 아님을 철학을 전공하면서 알았기에 조금 더디게 가더라도 공간의 문제와 이방인의 문제를 파고 들어 볼 생각이다. 

    당연하게도 전통 형이상학과 현대 형이상학의 다른 지점을 알게 해 준 레비나스 덕분이라는 생각을 한다. 존재의 영역을 어떻게 이방인의 문제로 연결해야 하는가 고민하면서 통영의 결혼이주여성들을 만나면 더 안타까운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는 나 자신의 무기력이 보인다.

      존재가 스스로 드러나는 것.....그것이 레비나스에게 어떤 의미인지....스스로 드러나지 못하는 존재에 대한 문제, 토포스의 문제까지 고민하는 시간.....

    하이데거가 말하는 존재자의 존재 또는 존재자의 존재자성을 파악하기 위한 나의 여정은 결국 그가 말하는 표상적 사유를 넘지 못하고야 말았다.

    심연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공간과 장소성, 노마드, 토폴로지를 지금까지 고민하고 있지만 아직은 내 사유로 풀어 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뜨거운 여름이 끝나는 것 같은데 2학기가 개강하고 보름이 지난 지금.......나는 방학에 읽어야 할 책들을 다 읽지 못했다. 그럼에도 아침에 알라딘을 검색했다. 존재와 토폴로지, 시간과 공간, 장소성을 말한 쉬운 책이 있는지 확인을 하기 위해서였다.

    강학순 교수님의 책이 눈에 들어 왔다. 도서관에 가서 책을 찾았다. 다행히 새책이나 다름없는 '존재와 공간 하이데겅 존재의 토폴로지와 사상 흐름'이라는 책을 빌렸다. 집에 와서 무작정 읽어 내려가다 보니 어제와 오늘의 경계가 되고 있는 시간을 본다. 순간 공간과 장소를 이해하는데 나의 인식을 바꿀 수 있는 문장을 발견했다.

     

    존재와 공간 하이데거 존재의 토폴로지와 사상의 흐름, 강학순, 2011년, 한길사

    강학순 교수님이 진주 출신이고 교수님께서  "존재와 공간에 대한 학문적 관심은 저 아득한 어린 시절이 공간체험에까지 잇닿아 있다. 동신은 언제나 의식의 밑바닥에 견고한 지층을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공간에 대한 원체험은 내밀한 생각과 감정의 영토 안에서 기쁨과 평안, 희망을 되새김질하게 하고, 또 한편 공포와 불안, 무서움과 섬뜩함을 불러내기도 한다. 고향은 공간과 장소라는 말을 배우기 훨씬 이전에 감각했던 시원적 체험으로 재현되며, 내가 언제나 기대고 안기며 돌아가고 싶은 사랑의 품 질적으로 다른 하나의 세계이자 우주이다, 그곳은 조상의 삶과 가족사, 고유한 문화가 깃들어 있으며 수많은 사건과 이야기를 담고 있는 하나의 서사적 텍스트이다."

     

    강학순 교수님의 이 문장에서 나는 통영에서 진행할 결혼이주여성들의 이방인 문제와 토폴로지 문제를 담론으로 세울 용기를 내었다. 앞으로 내가 풀어 나갈 이방인과 토폴로지, 토포스, 공동체 문제는 어떤 결론을 내릴지....그것을 문화 안에서 어떻게 풀어 나갈지.....생각하면서 강학순 교수님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기에 이르렀다. 

    하이데거의 존재 핵심인 토폴로지 문제......더 숙고해 보리라.

    다짐해 본다. 2014년 9월 16일 화요일 0시를 맞이하며 ...남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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