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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수함을 잃지 않으면서 강하고 싶습니다.글나라의 중년기/무제 2016. 1. 10. 01:29
저는 2015년 가을부터 초겨울까지
참으로 힘들었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쌩 병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마무리만 하면
실적과 함께 능력을 인정받는
꿀이 떨어질 달콤한
일을 과감하게 그만 두었습니다.
지금도 그 일을 그만 둔 것에 대해서는
추호의 후회도 없습니다.
그때 그만 두지 않았다면
아마 저는 어쩌면
심각한 병자가 되어 있었을 것입니다.
그때라도 그만 둔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고
아무리 생각해도 잘한 일입니다.
제가 선택한 것 중 후회하지 않는
일 중 하나가
포기한 것이 될 것이라는 생각은 못했는데
지금 생각해도 아주 잘 한 일입니다.
기나긴 동면으로 밑바닥까지납작하게 엎드려
식물인간처럼 살아가던 제가
그나마 놓지 않았던 것은
독서와 여행
딱 두 가지입니다.
손 가는대로 읽고 싶은 것책장에서 꺼내 뒤적거려 보기도 하고
드라마를 하루종일 보기도 하고
오래된 CD를 틀어놓고 반복듣기를
하면서 노래를 불러 보기도 했습니다.
그 중에서도고통이 불쑥불쑥 찾아와
약을 의지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
땅 속 깊이 동면에 들때면
전화기도 꺼 두고 잠을 자기도 했지만
가장 편안한 휴식을 주는 것은
역시 독서와 여행이었습니다.
습관적으로 손이 가서
밤을 지새면서 다시 읽게 된 책들은
대체로 사람 마음과 관련된 책들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읽은 책은
법정스님의 무소유, 서 있는 사람들,
버리고 떠나기,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이고
그 다음은 프레드리스킨의 용서와 탓닉 한의 화,
달라이라마의 행복론이었습니다.
그 다음에는 황대권 민들레는 장미를 부러워하지 않는다를 읽었고
법정스님 텅빈충만, 산에는 꽃이 피네, 한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사람을,
쇼펜하우어 세상을 보는 방법,
윤동주의 시집인 별하나에 사랑과 별하나에 시,
혜민스님의 젊은 날의 깨달음,
법정스님의 홀로사는 즐거움, 산방한담,
류근시인의 상처적 체질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그 외 꽃들에게 희망을 등 다수 도서관에서 빌린 책들을 읽었습니다.
닥치는대로 읽었던 것 같습니다.
근 10여년 가까이 전공서들만
주로 읽었었는데
이렇게 손 닿는대로
마음 가는대로
자유 독서를 해 본 것이
몇 년만인지 모릅니다.
법정스님은
산다는 것을
순간마다 새롭게 피어남이라고 했습니다.
인생은 짧으며
어물어물하고 있을 때
인생은 끝나버린다고 합니다.
후딱 지나가버리는 것이 아니라
곧 끝나버린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한 존재인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우리 팔다리에 기운이 빠지기 전에
각자에게 배당된
그 한정된 시간을
마음껏 활용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자기 몫의 삶을 후회없이 살아야 하며
무슨 일이건 생각이 떠올랐을때
바로 실행하라고 합니다.
지금이 바로 그때이지
따로 시절이
사람을 기다려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제는 훌훌 털고 떠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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