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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스런 말도 조심해야 한다.글나라의 중년기/세상 사는 이야기 2016. 1. 16. 01:14
말로 인해 상처를 잘 받는 나는
요즈음
우스갯소리도 때로는 상대에게 상처가 된다는 것을
새삼 확인한다.
우리는 흔히 실속이 없는 사람을 쓸개빠진 사람이라고 놀린다.
또한 실없이 잘 웃는 사람을 허파에 바람 든 사람이라고들 한다.
남편이 기흉으로 수술을 하기 전까지
나 역시 허파에 바람 빠진 사람처럼 왜 그리 웃느냐고
핀잔을 주기도 했던 예사스런 말이다.
남편이 두 차례 기흉 수술을 하고 난 뒤부터
나는 농담으로도 허파에 바람든 사람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또한 내가 쓸개를 떼 내어야 한다는 진단을 받기 전까지
쓸개빠진 사람처럼 실속없이
왜 그러느냐는 말을 가끔 쓰기도 했었다.
그러나 내가 쓸개를 빼야 하는
진단을 받고 나서는 이 말도 하지 않는다.
사람은 닥쳐 보아야 안다고
내 가족과 내가 허파에 바람이 들고
쓸개를 떼 내어야 하는 상황이 되고 보니
정말 쓸개 빠진 사람이 있고 허파에 바람 든 사람이 있기 때문에 함부로 할 수 없는 말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정말 허파에 바람이 들고
쓸개가 없는 사람에게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치명적인 상처를 주는 말이다.
그런데 쓸개를 떼 내어야 한다는 의사의 최선의 진단이 있었으나 이것도 다른 장기가 너무나 좋지 않아서 바로 수술을 할 수 없다는 진단을 받을 때는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나는 약을 많이 먹었다.
몇 년 먹을 약을 이번에 다 먹은 기분이다.
의사가 한 3주 정도만 지나면 수술할 수 있다는
진단을 내릴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지금 이 상태로라면 한 3주 후는 수술해도 되겠습니다.’
이 말을 듣는데 나는 너무나 기뻐서 남편에게 자랑을 했다.
이 얼마나 아이러니인가.......
요즘은 담낭 제거가 수술 축에도 끼지 못한다고 하니
걱정은 하지 않는다.
옛날처럼 개복하여 장기간 입원을 하는 것도 아니고
시술정도라고 하니 일주일 정도면
퇴원이 가능할 정도로 의술은 발달했고
생활하는데도 별 문제가 없으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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