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진 사유재를 다녀와서임진왜란/인물및지역 2016. 12. 31. 15:36
결혼 기념일 어디로 갈 것인가....
떠날 곳 정하지 않고 있다가 급하게 정해서
떠나게 된 해남 땅끝마을...
그리고 강진......
강진은 하멜표류기를 통해 서양에 알려진 도시이기도 하고 정약용의 유배지로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행동반경이 다른 지역 사람들보다 넓어서
울릉도까지 조업을 나갔다고 하니
강진지역만의 특색을 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중 한 곳은 사의재이다.
강진 유배기에 다산은 5백여 권의 저서를 집필했다.
사의재를 찾아가기 전에 나는 정약용의 저서들에 관심을 갖고 번역된 책들을 읽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특히 강진에 유배와서 처음 묵은 곳이 사의재이기에
집으로 출발하기 전 하멜 기념관과 다른 곳을 포기하고 이곳으로 왔다.
그런데 나는 주변이 한옥체험마을로 꾸며진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동문매반가 주모의 배려로
머물게 된 초옥과 너무 대비되는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위안이 될 만한 것을 찾기 위해
유배지로 알려진 강진에서
궁중나인에 의해 전수되었음직한
궁중음식을 맛볼 수 있는
체험관으로 꾸며졌는가 싶어
둘레를 살펴보았으나 보기좋게도
나의 기대는 어긋나버렸다.
병영성이 있었던 지역이기 때문에
그것과 관련된 복원이 있는가 싶어
근거 자료를 찾아 보려 하였으나
꾸며진 한옥체험마을은 그냥 다른 지역과 똑같은 체험관에 불과했다.
특히 나의 좁은 역사의식으로는
지역역사문화자원의 활용 모습에서
그 연계성을 찾는데
한계가 있었다.
그렇다보니 믿거나말거나 한
주모의 딸과 러브스토리를 당당하게
테마로 개발한 모습에 너무나 놀랐다.
허기사 드라마 허준에 나오는 유의태도
실존인물처럼 추앙받으니 오죽하겠는가 싶다.
잘못된 스토리텔링의 난립이
미래세대 역사관에
어떤 영향을 줄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
유배지인 강진에서
그의 아들인 학연에게
보낸 편지와도 너무 다른 상황이
떠오르게 하는 풍광이어서
정약용의 편지에서
내가 떠올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 혼란스럽기도 했다.
학연에게 하늬바람 문풍지에
숨겨둔 귀 하나와 서울 기별을
그리워한다는 내용,
흑산도록 끌려간
정약전의 안부를 묻는 그런 환상이
깨어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하필이면 왜 그 자리에 주모상을 세웠을까......
봉두난발을 한 정약용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도...
악문찬 물소리를 느낄 수도 없었다.
뿐만아니라 바람 소리 머리 풀어
온 강진 벌판이 우는 강진 너른 들을
상상하는 것도 말뿐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한옥체험관의 모습....
그의 편지에 묻어 있는
구구절절함이 실감나지 않는
이 모양새는
나를 혼란스럽게 하기에 충분했다.
어쩌면 정약용이
그리도 가슴저리게 그리워했던
정약전이 생활했던 흑산도에서의
상황과 모습을 먼저
보아서 잔상이 남아 있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사 의 재-
생각은 맑게하되
맑지않으면
더욱 맑도록하고
용모는 단정하되
단정치 못하면
더욱 단정히하고
말은 요점만 말하되
말이 많으면
더욱 말을 줄이고
행동은 조심스레하되
조심스럽지 못하면
더욱 조심히하라.
'임진왜란 > 인물및지역'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통영사회 (0) 2016.12.31 통제영폐지당시 통영 (0) 2016.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