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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연모하는 학생들과 함께 진주의 항일운동을 살피며....경남학/진주학 2010. 1. 12. 05:05
가마못 전설을 생각하며 ...
대체로 가마못을 떠올리는 사람들은 용의 전설과 비봉산 전설을 연계하여 진주의 지맥이 끊어진 것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나는 근현대시기에 이 지역에서 항일운동이나 저항운동을 했던 사실에 더 관심을 갖는다. 아직은 가마못 입구에서 항일운동을 모의했던 학생운동의 본거지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거의 없고 기억하지도 않는다.
올해...벌써 1월 하고도 12일이다. 며칠 안 있으면 진주에서 학생운동이 일어 난 날이다.
내가 주약동으로 이사오기 전까지 살았던는 가마못 아파트 주변의 역사에 관심이 많은 나는 시간이 나면 비봉산을 오르기도 하고 옛지도에서 보았던 불상이 남아 있는지 확인해 보기도 했다. 고즈넉하니 사계절이 참 아름다운 곳이었다. 돌이켜보면 진주의 핵은 가마못이 풀어내지 못한 항일의 역사를 들추어 내지 못한 것에서 은폐되어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1930년 진주의 학생운동 중 진주고나 진주여고가 봉황의 전설을 끼고 있는 비봉산을 갓처럼 이고 있으면서 연대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 중 두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역사 교육을 할 때 주로 자신의 모교 중심으로 역사논술을 지도할 때가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가마못과 연관있는 그들의 선배 이야기에서 시작할 때가 많다.
1930년 1월 17일에 진주고보 학생들이 모두 만세시위를 했다는 것은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이고 이것은 조선일보 1월 19일자 기록에서도 확인이 된다. NIE를 할 때 신문찾기를 하면서 과거의 역사를 들추기 수업을 하다보면 학생들 스스로 깜짝 놀랄 때가 있다. 광주학생만세 운동과 자연스럽게 연결할 때도 있는데 이를테면 전국적인 연대 방식으로 가마못 둑 앞에 모여 학생운동을 해야 할 당위성을 설파하기도 하였는데 김두봉이나 정인수, 김재용, 황성표, 이안호, 최진두, 조방제등이 사전 준비하기도 하고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던 학생들이 이곳 가마못에 모여 전국항일운동에 어떻게 함께 해야 하는지 논의하기도 했다는 것을 학생들의 시선으로 평가하게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학생들은 새로운 관점에서 항일운동과 학생운동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자신의 모교와 선배 이야기이고 자신의 모교 가까이에 있어서 가마못을 직접 방문하기도 한다. 기특하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시간이 된다면 봉곡동에 거주했던 정인수집이 어디즈음인지 찾아 보기도 하고 어떻게 하면 경찰의 눈을 피할 수 있을까.....학생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게 할 때도 있다. 1930년 1월 뜨거웠던 진주의 학생항일운동을 지금의 학생들이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자신이 다니는 학교의 역사만이라도 알게 하자는 나의 소신이 가끔은 그들의 모교에 대한 애교심을 충만하게 할 때가 있다. 허유의 '진주'라는 시를 읊조리게 하면 학생들은 진주라는 곳에 애향심까지 덤으로 안고 갈 때가 있다.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이 다음에 전국으로 흩어지더라도 나의 수업을 들었던 기억을 되살려 모교를 잊지 않기를 바랄 때가 있다. 그 때 가장 많이 언급하는 것이 모교 출신 항일운동가들인데 진주고의 경우 김병호, 이종하, 권태익, 정한영, 조방제, 정갑생, 김경룡, 강병수를 이야기하기도 하는데 역사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에게는 한국사를 공부해서 역사선생님이 되어 이 사람들의 흔적을 찾아 보라고 말하기도 한다. 동무사를 조직하고 시국을 논의했던 그들의 선배 이름을 이야기하기 위해 자료를 찾기도 하지만 학생들 스스로 그들의 선배 이름을 이야기하도록 할 때가 있다. 신기하게 이선재나 소용수, 원재희, 이종근, 박상태를 찾아 온다. 기특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다음에 내가 여력이 된다면 경남 지역의 항일운동을 좀 더 공부하여 근현대의 역사를 지금의 학생들이 더 고민할 수 있도록 해 보고 싶다.
진주의 뜨거웠던 1930년 1월 17일을 학생들이 더 많이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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