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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극 드라마 '징비록'을 보며
    글나라의 중년기/세상 사는 이야기 2015. 2. 16. 11:06

    서애 류성룡의 관점에서

    기록된 임진왜란사에

    관심이 많아서

    1회부터 챙겨 보고 있다.

    문화를 통해 정신을

    이야기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스토리텔링을

    전공하는 내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나는

    지역 문화를

    단순히 연구하는 향토학자가 아니라

    그것을 연구하고

    발굴한 향토 문화를

    발전지속가능하면서도

    그 지역성을 가장 잘 살려 

    그 지역만의 '정신'

    온전히 담아 내어 다양한 콘텐츠로

    개발하는데

    학적 토대를 마련하는

    문화콘텐츠향토학자로 살고 싶기 때문에

    우리의 역사물에 대한 것은

    무엇 하나 사소하게 버릴 수가 없다.

    특히 문화콘텐츠는

    드라마나 영화 등

    대중성이 강한

    콘텐츠물의 특징도

    세심히 살펴 볼 필요성이 있다.

    왜냐하면

    문화콘텐츠학과는

    그것을 비판적으로

    다루고 어떻게 개발해야 하는지도

    연구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사극 드라마

    서애 류성룡의 '징비록'은

    사실성과 흥미, 정보 전달의 측면에서

    성공적인 출발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드라마의 특징은

    결말을 미리 알려 주고

    시작을 한다는 점과

    말미에 드라마와 관련된

    사실적 정보 전달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성년자들에게 줄 수 있는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여서 그나마 다행이다.

    첫 주는 서애 류성룡이

    살았던 안동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이는

    아주 바람직한 편집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앞으로 두고 볼 일이지만

    흥미 위주의 편집이

    주는 맹점은

    왜  역사 속 문제 부각이

    당파 싸움에서부터

    시작되는가에 대한 설명이 없다는 점이다.

    잘 알다시피

    서애 류성룡은

    우리나라 영남학파의 영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퇴계 이황의 학맥을 따르는 인물이다.

    퇴계 이황이 누구인가?

    고봉 기대승과 사칠논변을 벌였던 인물이 아닌가?

    사칠논변이 무엇인가?

    그것은 맹자의 사단칠정설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사단칠정은 무엇인가?

    그것은 성리학에서 선의 근거가 양심,

    즉 성이라고 할때  

    자연과 더불어 사는 인간이

    마땅히 행해야 할 것은 선이라는 것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선을 행하는

    기준점을 어디에서 도출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 아니었던가....

    맹자는 인간은 본래 선한 마음이 있기 때문에 올바른 행동를 할 수 있다고 보았고

    조선 성리학자들은

    이것을 바탕으로 

    다양한 론변을 펼쳤던 것이다.

    그렇다면 조선의 성리학은

    어떤 과정을 거치면서 발전했는가? 

    내가 은사님의 가르침에 기대어

    기억을 떠올려 보면

    조선 성리학은 16세기에는

    사단칠정논쟁을 통해

    성리학이 발전했으며,

    18세기는 호락논쟁,

    19세기에는 심설 논쟁을 통해 발전했다.

    이 과정을 빠트리고

    단순히 동인과 서인의

    이합집산 모습만 비춰지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나는 작가가 이 부분을 어떻게

    암시를 해 줄 것인지 내심

    기대를 걸기도 한다.

     

    이들이

    그토록 피를 보면서도

    지키려고 했던 것이 무엇이었을까를

    고민해 볼 수 있는

    여지를 처음부터 없앤

    출발은 아니었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정여립 사건을

    간략하게 다루면서

    정철이 삼정승의 반열에

    오르는 과정을 살펴 보면

    엉성한 스토리 전개로

    극적 긴장감을 다소

    후퇴시킨 감이 있지 않나 싶다. 

    당쟁과 전쟁으로 얼룩졌던

    선조시대의 내우외환을 보는 관점.......

    다양하겠지만 1,2회를 보고 난 뒤

    배우들의 연기력 보다는

    내용면을 더 깊이있게 파고들게 되는 것은

    어쩌면 내가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라는 시각을

    이 역사드라마가 벗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은 아닐까.

    분명

    기축옥사로 인해

    동인은 물론 전라도 지역 자체를

    반역 지역이라는

    인식을 부추기게 했던

    정여립 사건 자체가 주는

    영향력은 묵과할 수 없는 것이었다.

    수우당 최영경의

    옥사가 아주 짧게 다루어졌지만

    그 사건은 정철이라는

    문인을 정치인 정철로

    변모하게 한 주요 사건임은 틀림없다.

    또한 편협하고

    이기적인 판단이

    어떤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하여

    특정 지역, 특정 인물, 역사를 호도하게 만드는지,

    그리고 그것이 몇 세기를

    흐르는동안 지속되는지 너무나

    잘 보여 주는 사건이기도 하다.

    이제 류성룡과 정철, 이산해는

    삼정승으로 국정을 이끌어 갈 것이다.

    그 과정에서 시청자들은

    예나 지금이나 바뀌지 않는 것이

    있음에 통탄해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양념처럼 나오는

    오성과 한음, 조식과 퇴계의 문하생들이

    어떤 방식으로 임진왜란에

    임하는지도 보게 될 것이다.

    중간에는 선조가 즉위하면서

    조광조 숙청 이후 배제되었던

    인물들이 등장할 것이다.

    퇴계 이황이 그렇고 

    백인걸이 그렇다.

    이들의 비중이 얼마나 크게

    차지할 지는 모르겠다.

    동인과 서인 붕당의 핵심이 된

    김효원이나 심의겸을

    작가는 또 어떤 관점에서 풀어 나갈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 .

    잘 알다시피

    이황과 조식의 학맥을 이은 학자는

    류성룡을 중심으로 한 김성일,

    그리고 이발, 이산해,이덕형등이다.

    반면에 정철, 송익필

    그리고 윤두수나 신응시 등은

    율곡 이이와 우계 성혼의 학맥을

    이어가는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동인 천하로 되기 까지의

    과정을 작가가 어떻게

    그려줄 지 내심 기대가 된다.

    특히 성혼은 이 이와 이 황의 학맥을

    절충한 인물이라는 평가가 있으며

    내가 관심있게 보는 인물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이 학맥이 인조대와 영조대

    대표적인 인물인

    남당 한원진과 수암 권상하 등으로

    이어지면서 선비정신을 이어오고 있어서

    내 졸업 논문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될 것이다.  

    충청지역의 선비정신 조명을 일부분 시도하는 내가

    몇 년간 모은 자료를 어떻게 풀지그 해답을

    역사 드라마에서 찾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보지

    못했었는데

    내 문제 의식을 강화시켜 준다는 점에서

    이번 '징비록'은 내게 참으로

    좋은 선생이 될 것 같다.

     

    어쨌거나 드라마는 앞으로 

    임진왜란을 중심으로 다룰 것이고

    후에 발생하게 될

    광해군 사건에 대한 암시를

    어떻게 처리할 지도 관심있게

    지켜 볼 것이다.

    명분과 실리 싸움 사이에

    죽어나는 백성들의 모습을

    어떻게 그릴지 작가의 상상력을 기대해 본다.

    그리고 임진왜란 3대첩을 어떻게

    그려줄 지...

    수많은 승려들이 등장할 것이고

    수많은 학자들이 등장할 것이고

    수많은 민초들이 등장할 것이고....

    그 속에서

    우리는 아픈 역사의 상흔에 몸부림 치게 될 것이다.

    작가는 한산대첩과 진주대첩을 어떤 관점에서

    풀어 나갈지....

    행주대첩은 또 어떻게 풀어 나갈지....

    무엇보다 나는 가장 피해가 컸던

    진주대첩을

    작가가 어떻게 조명해 줄지 지켜 볼 것이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은 하나도 남김없이

    없애버린 2차 진주성 전투와 그 안의 모습을 어떻게

    그려낼 수 있을지 지켜 볼 것이다.

    수장도 버린 이 땅에

    민초들이 쓰러져 나간

    영혼의 땅을 어떻게 달래줄 지

    지켜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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