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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역사 이야기 3탄-문무 대왕과 만파식적-경북과 삼국유사/경주이야기 2015. 4. 15. 05:00
경주는
삼국유사와 삼국사기,화랑세기, 쿠쉬나메 등을
통해 지명 유래담은 물론
당시 풍속까지 기록으로 남긴 도시이다.
더불어 기록으로 남기지 않은 전설 또한
지명이나 각종 증거물을 통해
구전으로 전해져 오는 특이한 도시이기도 하다.
즉 기록물과 구전물이 공존하는
살아있는
도시 이야기물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경주 자체를 역사 박물관이라 부르는데 의심하지 않는다.
잘 알려진대로 삼국유사는
야사의 성격이 강하고
삼국사기는 정사의 성격이 강하다.
정사와 야사의 가장 큰 차이는 기록에
국가가 개입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있다.
즉 기록의 픽션과 넌픽션 정도를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
물론 전적으로 그렇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하더라도 위서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김대문의 화랑세기가 주는 문학적 가치,
김부식과 일연이라는 인물이 주는
가치 평가를 배제하더라도
신라 당대 상황을 글을 통해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 아닐 수 없다.
한마디로 경주는 끊임없는
생산이 가능한 스토리텔링의 보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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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부재가 가져다 주는 혼란의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는 인물들 중 대표적인 인물은 문무왕이다.
문무왕은 잘 알다시피 동해에 용이 되어서라도
신라를 지키겠노라 했던 왕이다.
부정적으로 본다면 죽어서라도 장기집권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지만 난세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아들에게 주고자 했던 부심의 또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말 안 듣는 신하, 혼란한 정국에 물러날 수도 전진할 수도 없는 일수불퇴 상황에 놓였을때 동해 바다에 누워 계시는 아버지를 찾아 가서 위로를 받기도 하고 힘을 얻기도 했을 신문왕.....
신화를 믿던 시대(물론 지금도 신화는 믿는 시대인 것 같다. 왜냐하면 기독교를 비롯한 다양한 종교가 사라지지 않는 것을 보면 분명 신에 의지하는 나약한 인간은 신화를 믿는 신화의 시대이다.)에 바다에 용이 되어 아들을 지켜 주고 있다는 강한 믿음은 통치력에 힘을 실어 주기도 했을 것이다.
그런데다가 영물인 만파식적까지 있으니.....
신라 31대왕은 신문왕이다.
그러니까 30대가 문무왕이 된다.
효심이 얼마나 지극했으면 왕의 힘으로
감은사를 지었겠는가......
그것도 대왕암이 마주 보이는 곳에.....
감은사가 완공된 다음 해 5월 초하루.....
해관은 말한다.
'동해 작은 산이 물 위에 떠서 감은사 쪽을 향해 물결따라 왔다갔다 합니다.'
라고....
신문왕은 일관에게 점을 치게 한다.
'문무대왕께서 나라를 지키는 신으로 동해의 용이 되셨으며, 태대각간이셨던 김유신공 역시 33천의 한 아들이 되어 지금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 대신이 되었습니다.. 두 성인께서 덕을 같이해서 나라를 지킬 보물을 주시려 하니 왕께서 해변으로 행차하시면 반드시 진쥐한 물건을 얻게 되실 것입니다.'
일관의 이 말은 신문왕을 얼마나 기쁘게 했겠는가.
그런데다가 슈퍼울트라 신통방통하기 까지 한 신통력이 있지 않은가.....
이견대에 사자를 보내
물위에 떠 있는 산을 살피게 하니
산세가 거북의 머리와 같은데
위에는 한 줄기의 대나무가 있어서
낮에는 둘이 되고 밤에는 합해져서 하나가 된다....
신문왕이 직접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산속에 들어가니 용이 나타나 검은 옥대를 받들어 왕에게 받치게 되고, 왕은 그 옥대를 받으며 말한다.
'이 산의 대나무가 갈라지기도 하고
합해지는 연유가 무엇인가'
라고...
용이 말한다.
'한 손으로는 소리를 낼 수 없지만
두 손이 맞닿으면 소리가 나는 것과 같이
이 대나무란 물건은 합쳐야만 소리가 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왕께서 소리로써 천하를 다스리게 될 상서로운 징조라 할 수 있습니다. 이제 대왕은 이 대나무를 이용해서 피리를 만들어 불도록 하십시오. 그리하면 천하가 화평해질 것입니다.'
아니 이런~~~ 천하가 화평해질 것이라니....
신문왕대에 나라가 얼마나 어지럽고
통치하기가 어려웠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지금도 신화를 온전히 믿는 상황이라면
하늘에서 뚝딱뚝딱...
이런 영물 하나즈음 등장해도 딱 좋은 시점이
지금일지도 모르겠다.
하여튼 신문왕은 놀랍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다.
어쨌거나 아테네 신전에서 신탁을 받아
나라를 세우고건물을
뚝딱뚝딱 지었던 것처럼
용의 지시를 받은 신문왕은
대나무를 베어 싣고 바다를 나온다.
슈퍼 울트라 파워 액션에 의해
산은 물론 용까지 순간적으로 흔적도 없이
슝슝 사라지고~~~
당시 태자였던 이공(훗날 효소왕)은
'이 옥대의 눈금은 진짜 용입니다.'라고 말한다.
신문왕은 아들에게 묻는다.
'그것을 태자가 어찌 아는가?'
이에 이공은 차세대 대권을 쥘 왕재임을 유감없이 보인다.
즉 옥대의 왼쪽 둘째 눈금을 떼어 시냇물에 넣는다.
순간 그 눈금은 용으로 변해 하늘로 승천하고
그 땅은 못이 된다.
용이 승천한 못은 용연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고
대나무로 만든 피리는 천존고에 보관하게 된다.
이로서 신문왕은 통치의 정당성을 확보하게 되고
이공은 북한 김정은의 신통력과는 비교도 안 되는
지혜로움까지 겸비하고 신탁까지 독해할 수 있는
전지전능함을 갖추게 되어
하늘로부터 왕의 계승의 정당성을 인정받게 된다.
중요한 것은 이 피리의 신통력이다.
피리를 불면 적이 물러 나고,
유행하던 질병도 낫게 되고
가물 때는 비가 오고,
주야장창 내리는 비가 감당이 안 되면
이 피리를 불어 비를 멈추게 하기도 하고,
바람이 심하게 불면 바람도 멈추게 하고
심한 파도도 멈추게 하는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피리를 만파식적(온갖 파도를 가라 앉히는 피리라는 뜻이다)이라 부르고 국가의 보물로 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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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그리스로마 신화에 열광하는 아이들을 위해 만화가 연작으로 나와 베스트 셀러가 된 적이 있다. 알다시피 얼마나 잔인한 신화인가....
교육적으로 본다면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수없이 많은 신의 이름을 외는데는 참으로 유익하지만
내용면에서 본다면 너무나 폭력적이고 선정적이지 않던가.....아이들이 이해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는 그런 내용들.....그럼에도 불구하고 모 대학의 필독서가 되면서 극성스런 학부모들의 조기 교육열에 불을 당기게 된 그리스로마 신화.....
그리스로마신화에 나오는
오만가지 신을 달달달 외우고
내용까지 훤히 꿰뚫고 있지만
우리의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은 물론
기록으로 남겨진 삼국유사 내용을
아는 어린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부터라도 아이들과
삼국유사 한 꼭지 읽기에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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